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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Different
모든 것들이 전개되는 양상이, 역시나 예상대로인 것 같아, 흥미로운 점들이 있어서 적어본다.
최근에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이 미국 하원 금융위 청문회에서 발언한 내용이 뉴스에 보도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제롬 파월에 따르면 “현재까지의 데이터, 경제지표에 따르면, 실업률 등 경제 상황은 예상보다 좋으니, 물가를 낮추기 위해 더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감행하겠다(or 감행해도 되겠다)”라는 것이 연준 의원들의 지배적인 생각이라는 것이다.
연준 의장 및 의원들에게 살짝 마귀가 씌인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걸 보면서 든 생각은, 다음과 같은 찰리 채플린의 말이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같은 현상을 봐도, 관점이 이렇게나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볼 때마다 신기하고 놀랍다.
나는 전부터 연준이 뭔가 의사결정을 잘못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는데, 이번에 뉴스를 보면서, 그 점을 ‘역시 그렇구나’ 하고 확신하게 되었다.
연준 의장 및 의원들처럼 똑똑한 사람들이 왜 단순히 표면적, 피상적으로 드러난 “실업률이 높다”는 측면만 보고, 경제지표가 괜찮다고 여기는
(착각하는) 걸까?
그 반대 관점으로, 경제가 너무 (몹시) 어려우니까, 사람들이 너도나도 일자리에 뛰어들어서, 노동이라도 해서 치열하게 밥벌이를 하려고 하는 거라는 진짜 가능성은, 왜 조금도 염두에 두지 않는 걸까?
(그 이유는 아마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경제는 지난 수십년 동안 비춰봤을 때, 대유행 전염병, 전쟁,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역대급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이 상황을 역대급으로 최저 실업률을 기록하는, 비교적 좋은 경제 상황으로 바라보고 있으니,
이것은 참으로 코메디가 아닐 수 없고,
사람들의 삶을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 따로 없을 것이다.
+
연준의 입장에 대해서, 그동안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던 백악관 측에서도 “한발 물러나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것을 보면, ‘그래도 역시 미국은 똑똑한 국가다’ 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도 실수를 하지만, 실수가 발견되면, 재빨리 수정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는 것이 미국의 가장 큰 장점들 중에 하나다.
물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사람이나 조직이나 국가나,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그것을 바로잡는 것을 신속하게 (즉시) 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수는 “너무나도 당연히” 바로잡아야 하는 것인데도, 애초에 실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다른 예로, 푸틴의 러시아 전쟁 또한 마찬가지다.
애초에 전쟁을 일으킨 것이, 우크라이나를 너무 과소평가했고, 유럽 및 서방 국가들의 분열을 예측했던 것이 예상과 달랐다는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면,
그 실수를 하루빨리 인정하고, 골든 타임이 지나기 전에 실수를 바로잡아야 하는데,
일이 생각대로 풀리질 않으니까, 점점 더 화를 내면서, 오기, 분노를 바탕으로 어떻게든 상황을 수습해보자는 식의 접근은, 그다지 현명해보이지도, 최선의 선택지도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것은 적어도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판단이요, 접근이다.
의사결정상의 중대한 실수들은 늘 주기적,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당연히 똑똑할 거라 믿었던 아주 거대한 조직, 기업, 국가 등도 중대한 의사결정상의 실수를 저지른다.
이것이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순진하게 그들을 믿지 말라고 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가짜 뉴스나 음모론에 빠지라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사람들이 가짜 뉴스나 음모론에 빠지는 이유는 주로, 무지와 두려움 때문이다.)
예전에 내가 언급한 적 있었던,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쟁도 일맥상통하는 예이다.
과거 PC가 급속도로 보급되던 시기에, IBM은 하드웨어가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완성형 PC 제조에 주력했던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했다.
그 결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작은 기업에서 대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정도로 성공하게 되었고, 승리할 거라 자신만만했던 IBM은 예상치 못하게 PC 시장에서 퇴출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도대체 왜 실수를 하는 걸까?
그 이유는 주로 “이미 성공했다는 착각, 자만” 때문인 경우가 많다.
좋은 의사결정, 정말로 뛰어난 의사결정은 주로 배고프고 절실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대학 연설로 유명한 스티브 잡스 또한, 애플에 다시 복귀했던 시점에는 성공에 목말라 있던 상황이었다.
그 시점의 잡스는 그동안의 불명예, 치욕, 오점 등을 모두 극복하고, 화려하게 재기하기 위한 모든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추고 있었다.
특히 후천적으로 얻은 경험적인 부분(교훈)이 중요했다.
(= Think different.)
이미 성공가도에 접어든 사람들, 성공이 이미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사람들의 경우, 의사결정상의 실수를 저지를 때가 많다.
인과법칙, 즉,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실제로 성공을 이루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도, 만만치도 않다.
그것은 그것을 이루기 위한 과정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크고 작은 도움과 정성, 시기, 운 등이 따라서, 총체적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운으로든 일정 부분의 실력으로든, 성공가도에 접어든 사람들은 그 모든 사실들, 과정들을 까마득히 잊은 채, 그저 자기가 잘했거나 똑똑해서 (잘될 운명이어서) 성공적 결과에 이르게 되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성공을 오랫동안 지속하는 경우가 드문 거고, 최초에 이뤘던 수준 이상의 성공으로 더 높이 올라가는 경우는 더욱 더 극소수인 것이다.
착각을 하루빨리 바로잡고, 성공할 원인, 과정, 초심에 꾸준히 집중한다면, 롱런할 수 있지만,
반대로, 착각을 사실이라 믿고, 계속 착각의 함정 속에 빠져 있다면,
그동안 이룬 성공이 다시 도로아미타불로 돌아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
다른 한편으로, 사람들이 실수, 실패하는 이유는 확증편향 때문인 경우가 많다.
모두가 어느정도 생각하는 능력을 갖고 있긴 하지만, 문제는 일정 부분에 한해서밖에 생각하질 못하고, 그 범위 밖의 것들을 보지 못한 채, 자기가 보는 것만이 전부라고 믿는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이다.
이걸 두고 메타인지가 안된다고 할 수도 있겠고, 자기객관화가 결여되어 있다고 할 수도 있겠고, 그냥 쉽게 말해 착각이 심하다 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어떤 표현이나 이유로든, 실제로 잘못된 건 잘못된 거다.
지금 당장 모든 것들을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자기가 바라보고 있는 부분이 그 자체로 확실히 옳아야 하고, 그에 부합하는 (일치하는) 의사결정을 내려야, 최악의 실수, 실패를 면해갈 수가 있다.
그리고 늘 말하는 거지만, 이것은 좋은 소식인 동시에, 나쁜 소식이기도 하다.
현명하게 의사결정을 잘하는 사람들은 그동안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계속 좋은 시기를 보낼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로, ‘스스로 자초하는’ 어리석음에 빠지는 사람들은 그동안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계속 나쁜 시기를 보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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